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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25.3.24.] 한국이 인구 감소로 쇠퇴한 로마제국처럼 되어선 안 된다(윤덕룡 대표이사)
  • 작성일 : 2025-03-25
  • 조회수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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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 기고매체/일자: 이코노미조선(2025. 3. 24.)
    ㅇ 기고자: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ㅇ 온라인 기사 링크: 국이 인구 감소로 쇠퇴한 로마제국처럼 되어선 안 된다(윤덕룡 대표이사)

     

    로마제정 초기(기원전 27년~3세기 초반)부터 인구 감소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전쟁이다. 공화정 말기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 간 내전과 게르만 및 파르티아와 전쟁으로 수많은 남성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큰 폭의 인구 감소를 가져온 또 다른 원인은 감염병이었다. 안토니우스 역병은 오늘날 이란 지역에서 벌어진 파르티아 전쟁에서 군인이 감염되면서 2세기 중반 로마 시민의 10~15%가 희생됐다. 3세기 중반에 발생한 키프리아누스 역병의 피해는 더 컸다.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감염병으로 로마에서만 하루에 50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내부적으로는 저출산이 문제였다. 제국의 확대에 따라 상류층의 부는 급속히 불어났지만, 하류층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빈부 격차가 커졌다. 대군(大軍)을 유지해야 했고, 광활한 국토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늘면서 세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토지세·인두세· 상속세·군대유지세·상업세·관세 등 다양한 세금이 따라붙었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많은 시민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했고, 이는 인구 감소로 이어졌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율리아 법’을 도입했다. 20~60세의 모든 남성과 20~50세의 모든 여성은 결혼할 의무가 있었다. 독신자는 상속을 받을 수 없었고 결혼했어도 자녀가 없는 가정은 절반만 상속할 수 있었다. 자녀를 많이 둔 아버지에게 관직 취업 우선권을 주었다. 기혼자와 자녀를 둔 사람은 세금 혜택을 주었고 독신자나 자녀가 없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농민층 감소를 막으려고 세금을 감면했다. 하지만 로마 황제들의 출산 장려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많은 이가 양자를 들이거나 위장 결혼 등으로 법적 규제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서기 1세기 중반이던 클라우디우스 황제 시기 로마제국의 인구는 약 1억2000만 명에 달했지만 서기 5세기 로마제국 인구는 절반도 안 되는 약 5000만 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산 장려책이 실패로 돌아가자 부족한 인구를 충당하기 위해 카라칼라 황제는 서기 212년에 ‘안토니누스 칙령’을 발표해 로마제국 내 모든 자유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우선은 세수 확보와 군대 모집을 위해 사람이 필요했고 인구 증가를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그래도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로마 후기(3~5세기)에는 세금 부담이 더욱 증가했고 중산층과 농민층은 경제 능력을 상실했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가정은 더 늘어났고 출산율 감소는 노동력 감소와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세금을 다시 인상하면 시민의 경제난은 더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인구가 줄어 빈 땅이 늘어나자, 변방을 넘어 들어온 게르만족이 늘어났다. 서기 475년 결국 게르만족은 로마제국을 동서로 나누고 서로마를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제국의 쇠퇴를 가져온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지난 5년간 45만6000명이 줄었다. 2020년 약 5184만명이던 총인구는 2050년 4736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20년 15.7%에서 2050년 약4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력 감소, 경제성장 둔화, 사회복지 지출 증가, 세금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도전을 초래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기록한 0.75명 수준의 합계 출산율이 지속되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대까지 하락하고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추정했다. 로마의 역사가 한국에서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실효성 있는 인구 대책이 필요하다. 

     

    출처 : 이코노미조선(https://www.econ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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