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기고매체/일자: 중부일보(24. 7. 18.)

ㅇ 기고자:  배상록 경기도일자리재단 이사장  

ㅇ 온라인 기사 링크: https://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63191

최근의 벤처창업은 전통적인 제조업보다는 AI(인공지능)와 연계된 바이오, 반도체, 모빌리티 등 혁신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챗GPT 등 논리적 사고를 통한 아이디어 혁신제품,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노동·자본투입의 계량이 가능한 자동차, 조선 등과 달리 적정 가격책정도 어렵고 투자 실패 위험도 매우 크다. 혁신적 아이디어가 벤처자본과 결합할 때 모험적 기업가 정신을 앞세운 창업자를 보호할 것이냐, 투자 위험을 감내할 투자자 보호에 중점을 둘 것이냐의 이슈다. 판교에서는 점진적으로 벤처 창업자 권리보호를 강화해 오지만 실리콘밸리에 비해 미흡하다.

혁신생태계의 활성화도 관건이다. 미국의 창업자 중 이민자가 전체 창업자의 1/4을 차지하고, 이 중 31%가 VC(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았다. 판교도 실리콘밸리처럼 기업가 정신이 강한 이민자를 조기에 대거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혁신기업가 정신을 갖는 이민자 수용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

벤처창업 활성화에 비정형적 요소도 간과할 수 없다. 창업 경험 공유, 재도전, 성공한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신제품 출시에 대한 관용 등을 말한다. 초기 창업자가 실패한 요인을 분석하여 과도한 창업자 확신을 지양하고, 시장친화적 생산에 초점을 맞추며, 불충분한 초기 자금확보에 대한 경고를 통해 실패 확률을 낮추기도 한다. 주변 사람이 자기의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트랜지스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산업 등 혁신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

실리콘밸리의 3대 성공 요인으로, 스케일업(Moore’s law), 네트워크 구축(Metcalfe’s law), 소수 권력(Pareto principle)을 든다. 스케일업은 벤처창업 5년 후 생존율은 27.5%이지만, 이후 매출과 고용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구축효과는 팩스나 페이스북 등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자신들의 서비스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말한다. 파레토 원칙은 20% 노력이 80% 결과를 낳는다는 것으로, 벤처기업은 투자수익률(ROI)이 높은 핵심 영역에 집중하라고 한다. 벤처기업의 인재 채용에도 적용된다. 초기 벤처기업은 재원 부족으로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설 수 없으므로 스톡옵션 제도의 도입을 통해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는 합법적인 직업, 무역, 금융사업 등의 참여를 제한하는 모든 계약은 무효라고 하며 미국의 다른 주와 차별화를 이루었다. 특정 기업에 근무하다 창업하는데 저해가 될 수도 있는 비밀유지 조항, 기밀정보 공개금지 등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였다. 이는 개개인의 기술 습득 노력을 가속화하고 시장친화적 신제품 개발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판교나 실리콘밸리는 인재, 경험, 자본이 결합하고 비정형적 요소를 묶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고자 우리가 사는 방식,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경기도의 혁신형 일자리 창출도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적당한 때, 제대로 된 방법으로 풀어갈 때 이루어질 것이다.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개인 교사가 왕에게 ‘왕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지 아니면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지’라고 묻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헌법 가치인 ‘기회’가 도민에게 고루 제공될 수 있도록 기업인과 소통하며 더 나은 일자리 마련, 즉 혁신형 일자리 30만 개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s://www.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