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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일보, 24.12.31] 초저출산 시대 진단- 시급한 건 부모의 육아시간 확보(김민영 연구위원)
  • 작성일 : 2024-12-31
  • 조회수 : 114
  • ㅇ 기고매체/일자: 기호일보(2024. 12. 31.)
    ㅇ 기고자:  김민영 연구위원
    ㅇ 온라인 기사 링크: 초저출산 시대 진단-시급한건 부모의 육아시간 확보

     

    초저출산 시대 진단- 시급한 건 부모의 육아시간 확보

     

    맞벌이 부부들이 자녀의 돌봄과 양육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일반적인 근무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라고 한다면 평균 출퇴근시간(국토교통부 2023년 기준, 평균 58분)을 고려했을 때 오전 8시에서 7시 사이, 특히 아이의 등·하원 전후 시간대에 돌봄과 양육서비스가 필요하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영유아와 초등학생 하원(교) 시간인 오후 2~3시 이후부터 수요가 급증해 4시부터 6시 사이가 60% 전후로 가장 높은 수요를 보였다가 7시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이른 귀가 시간과 부모의 늦은 퇴근 사이 3~4시간의 돌봄 공백은 아이를 둔 부모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남긴다. 경력 단절을 감수하고 퇴사를 고민하거나 돌봄 공백을 사교육이나 추가 돌봄서비스로 채우는 것이다. 

    보육기관 수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도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나 2시간 미만의 단기 서비스의 경우 연계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아이돌보미 자원으로 공급되는 인력은 정해져 있는데 수요는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상황이니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구조가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이후 돌봄 공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정부가 초등학교 학부모 대상으로 실시한 돌봄 수요조사 결과 응답자의 49.5%가 돌봄 이용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더욱이 초등학교 방학 기간에는 오전부터 발생하는 돌봄 공백으로 맞벌이 부모들은 방학이 두렵기만 하다. 결국 비어 있는 돌봄 시간을 소위 ‘학원 뺑뺑이’에 의존하고, 이로 인해 사교육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자녀 돌봄과 양육 비용은 더 상승하게 된다. 

    정부는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 공급 측면에서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확대, 외국인 가사관리사 활성화’ 등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돌봄과 양육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부모가 아닐까?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실시한 결혼·출산·양육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맞벌이 부모의 38.8%가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육아를 위한 시간 확보’를 꼽았다. 이는 ‘기관 돌봄서비스 이용 기회 및 시간 보장’(15.7%)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삶의 긍정적 편익을 높일 수 있다.

    저출산 대책으로 돌봄·양육서비스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급한 것은 부모의 ‘육아시간 확보’다. 특히 일하는 부모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도록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한다면 일하는 부모도 자녀와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출퇴근시간 조정만으로도 아이의 등교와 하교를 부부가 역할을 나눠 함께할 수 있고, 더욱 적극적으로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한다면 부모와 아이의 시간을 맞춰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유연근무제가 실질적으로 확대되려면 해당 제도의 법제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수다.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유연근무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재정적 지원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고, 돌봄과 양육의 수요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출처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http://ww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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